[여의도풍향계] 떡국 여론에 쏠린 시선…설 민심과 총선의 정치학<br /><br />설 명절 잘 쇠고 계시나요.<br /><br />가족 친지가 함께 떡국을 먹고, 이야기 꽃도 피우셨을텐데요.<br /><br />총선을 코앞에 둔 명절이라 정치권도 이러한 설 밥상을 놓칠 리가 없을 겁니다.<br /><br />4년 주기로 4월에 열리는 총선의 해 설 명절은 정치권에서는 말 그대로 민심 잡기의 '대목'으로 여겨져 왔습니다.<br /><br />정치인들이 서울역이나 용산역을 찾거나, 봉사활동을 하며 유권자에게 호소하는 풍경은 매우 익숙합니다.<br /><br /> "설을 맞아서 설이 지나게 되면 정말 총선 정국이 시작될 겁니다."<br /><br /> "국민들께서 희망을 가지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."<br /><br />과거 명절에도 굵직한 이슈들이 끊이지 않았던 터라, 설 민심이 총선 유불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따져보는 일은 정치권의 주요 과제였습니다.<br /><br />먼저 '북풍'입니다.<br /><br />20대 총선의 해였던 2016년은 연초부터 북풍이 쌩쌩 불었습니다.<br /><br />2016년 1월 북한은 4차 핵실험을 감행했고, 설 연휴 기간에는 장거리 미사일까지 쏘아올렸습니다.<br /><br />이 때문에 여야는 명절 중간에 국회를 열기도 했습니다.<br /><br />2016년 설 명절 첫날 아침이었던 2월 7일 오전 9시30분.<br /><br />북한이 핵실험 약 한달만에 장거리 미사일, 일명 '광명성'을 발사하자,<br /><br />당시 집권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은 설 연휴에도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했습니다.<br /><br /> "북한의 이런 세계 평화의 질서를 깨는 도발 행위는 절대 용납되어서는 안됩니다."<br /><br />유엔안보리가 나서고, 미국 주도로 강력한 대북제재 움직임까지 일자<br /><br />국회는 연휴 중에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며 국제사회에 호응했습니다.<br /><br />통상 선거를 앞두고 터진 '북풍'은 보수 정당에 유리하게 작용한단 인식이 있는데요.<br /><br />하지만 당시 민주당의 수도권 석권과 국민의당의 호남 돌풍 속에 새누리당은 원내 1당이 되는데 실패했습니다.<br /><br />북풍이 총선에 미치는 영향력에 제한된 탓도 있었겠지만, 새누리당 내부의 '옥새 파동' 등 여권의 분열과 갈등이 패배의 큰 요인이 됐단 분석입니다.<br /><br />이제 4년 전, 21대 국회로 가보겠습니다.<br /><br />당시 여야는 표심을 얻기 위한 '설빔' 입기로 분주했는데요.<br /><br />자유한국당은 미래통합당으로 당명을 바꾸고, 여야 모두 위성정당을 만드는, 어딘가 좀 '이상한 설빔'이었습니다.<br /><br />특히 지역구 의석수가 많을수록 비례대표 의석수가 줄어드는 연동형제 허점을 이용해 위성 정당이 만들어진 점이 특징이었습니다.<br /><br />자유한국당은 자신들의 합의없이 처리된 선거제를 인정할 수 없다며 설 직후 위성정당 창당식을 열었습니다.<br /><br /> "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정의가 바로 이런 것이란 것을 미래한국당의 총선 승리를 통해서 분명히 보여주겠습니다."<br /><br />집권 여당이었던 민주당은 미래한국당을 '코미디'라고 비판했지만,<br /><br />결국 자신들도 위성정당 '더불어시민당'을 만들며 그 코미디에 뛰어들었습니다.<br /><br /> "사상 최대의 투표참여가 이뤄졌으며 이 중 찬성 74.1%로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는 것으로 결정되었음을 보고드립니다."<br /><br />꼼수 비판 속에서도 위성정당 전략은 먹혀 들었고, 거대 양당 체제는 더욱 고착화됐습니다.<br /><br />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제3당 정의당도 대안의 역할을 해내지 못하면서, 타협보다 대립만 거듭하는 21대 국회 모습에 실망하는 여론은 쌓여갔습니다.<br /><br />그러면 22대 총선을 앞둔 이번 정치권의 설 풍경은 어떠할까요.<br /><br />4년 전에 비해 나아진 것은 없어 보이고,<br /><br />상대방에 책임을 떠밀며 위성정당이란 '블랙 코미디'가 씁쓸하게 반복되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여야는 4년 내내 신경전만 거듭하다 선거제를 고치지 못했고,<br /><br />이재명 대표는 현행 연동형제를 유지하고 다른 야당과 연합한 위성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.<br /><br /> "사과드립니다. 같이 칼을 들 수는 없지만 방패라도 들어야 하는 이 불가피함을 조금이나마 이해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."<br /><br />설 이후 '국민의미래'란 위성정당을 창당하는 국민의힘.<br /><br />자신들이야말로 '정당방위'라며 민주당에 날선 반응을 쏟아냈습니다.<br /><br /> "반칙의 반칙을 거듭하며 위성정당 창당의 원인 제공자가 민주당인데, 여당의 반칙에 대한 대응이라니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입니다."<br /><br />정의당은 녹색당과 선거연합정당 '녹색정의당'을, 기본소득당은 정의당 탈당파 등과 '새진보연합'을 만드는 등 비례대표를 노린 정당 행태만 늘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올해 설 민심은 이러한 모습들을 어떻게 평가할까요.<br /><br />새롭게 형성된 명절 밥상 여론은 총선 민심에까지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요.<br /><br />그 결과, 4월 10일 표심에서 드러납니다.<br /><br />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.<br /><br />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.<br /><br />#명절 #민심 #총선 #위성정당 #북풍<br /><br />PD 김효섭<br /><br />AD 김희정<br /><br />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: 카톡/라인 jebo23<br /><br />(끝)<br /><br />